대양롤랜트, 수입 의존 컨베이어 국산화 주역

입력 2020-05-25 17:01   수정 2020-05-26 00:49


컨베이어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근대산업의 혁신적인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의 왕’으로 알려진 포드자동차 창업자 헨리 포드가 1913년 미국 미시간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이동식 조립방식을 도입한 게 시초다. 오늘날 생산과 운반에 컨베이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제조업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컨베이어 시스템이 활용됐지만, 국내에 기술력이 제대로 갖춰지기 시작한 건 1990년대다.

경기 시화공단에 있는 대양롤랜트는 주로 수입에 의존했던 컨베이어 시스템 국산화에 매진해 온 강소기업이다. 원래 이송설비용 컨베이어 롤러 및 풀리(일종의 도르래 장치) 개발에 주력하다가 지금은 컨베이어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대양롤랜트는 미국, 일본, 호주, 동남아시아 등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기계부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던 나복남 대양롤랜트 회장(사진)이 회사를 설립한 건 1990년이다. 당시 컨베이어 시스템의 주요 기자재인 롤러는 국내 제품 품질이 낮아 공장들이 수입 제품을 선호하던 시기였다. 나 회장은 “국산 롤러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중고 부품을 이용하는 등 품질과 수명이 떨어졌다”며 “수요처들의 불만과 제조사의 어려움을 접하면서 컨베이어 롤러를 직접 생산해 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래동에 20여㎡ 규모의 월세 공장을 구해 도전에 나섰다. 직원이라 해봐야 김 회장 한 명뿐이었다. 열악한 출발이었지만 국산화에 대한 열정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하면서 조금씩 회사를 키워나갔다. 지금은 한국산업단공단이 관리하는 시화국가산단에 입주해 대지면적 4960㎡에 이르는 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산단공이 지원하는 키콕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양롤랜트는 신제품 인증(NEP)만 세 건을 갖고 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도 20여 건이다. 이 회사의 롤러 제품인 ‘컨베이어 아이들러’는 컨베이어 벨트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끝부분을 둥글게 성형한 게 특징이다. 최근 개발한 베어링 허브 교체형 롤러는 현장에서 손쉽게 교체 정비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해 일본 등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08년부터는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컨베이어 롤러 및 관련 부품 생산에 주력하던 대양롤랜트는 2014년부터 컨베이어 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 회사(HUDCO)와 기술제휴를 맺어 공기부상컨베이어 국산화 개발에도 착수했다. 자기부상열차처럼 롤러가 아니라 공기로 부양하는 방식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는 시스템이다.

대양롤랜트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대공간 구조물 옥내화 사업에도 나섰다. 거대한 비닐하우스처럼 돔 형태의 구조물로 옥외 공간을 옥내화하는 기술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장 옥내화 계획에 따라 대공간 구조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내다본 것이다. 국내 발전회사들도 석탄 저장시설의 옥내화 사업에 착수했다. 나 회장은 “미세먼지가 급증하면서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산업시설 외에 학교, 사회 체육시설 등으로 대공간 구조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 상황에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폐식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화=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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